
왜 다들 턱받이를 하고 있는 걸까 이유를 알고 싶다. ㅇㅅㅇ
저 돌동자승(?)을 보고 한국의 불교에 관해서 조금 더 지식이 많았다면 왜 저렇게 턱받이를 해놓는지 알 수 있었을까라고 고민했다.; 이름이 써있는 걸 봐선 아마 공양한 사람의 이름이 써있는 게 아닐까 싶은데...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독특한 패션을 자랑하는 돌동자승이 있었다.

남국모자 vs 손뜨개모자

날씨는 여름인데 벌써 겨울모자 쓴 듀오.
시텐노지는 내가 일본 여행을 와서 처음으로 보게 된 제대로 된(?) 문화재였는데, 시텐노지의 건물들을 보고 느낀 첫 인상은 '일본은 처마에 색을 안칠해서 굉장히 밋밋하구나.'라는 거였다. 우리나라의 단청 기술자가 사라져서 이제는 중국식으로 화려한 색으로 밖에 복원할 수 없다는 기사를 예전에 어디선가 읽었는데, 중국식(-_-)이라고 해도, 화려한 단청으로 장식된 우리나라의 처마에 익숙했던지라 나무색 그대로운 처마를 보니 약간 밋밋하단 느낌이 들었다.

나무색 그대로인 지붕
단청이 없는 건물을 보고 내가 외국에 왔구나,라는 실감이 들었다. 쇼토쿠 태자가 지은 시텐노지는 백제의 영향을 받았다는데, 부여나 공주에 간 게 너무 어릴 적이라 백제도 이렇게 나무색;이었는지 기억이 안나서 일본여행 첫날, 오사카의 하늘 아래서 부여나 공주에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

거북이 연못

거북이 연못~ 거북거북~
경내 중앙에 있는 로쿠지도(六時堂)의 계단을 올라가 잠시 살만한 오마모리가 있는지 구경하고 내려와서, 연못을 구경했다. 절 안에 왠 거북이가 가득?!이길래 돌아와서 여행기를 쓰는 김에
공식 홈페이지를 찾아보니 예전에는 연못 한쪽이 연꽃잎으로 가득해서 연꽃 연못(蓮池)이라고 불렸었는데, 언젠가 그곳 거북이가 방생되서 카메노이케(亀の池)라고 불리게 되었다고 써있는 설명이 왠지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 처럼 보여서 나 혼자 집에서 풉(;)
돌아다니다보니 파랑, 초록, 핑크와 함께 이름을 부르는 방송이 계속 되고, 사람들이 색색의 종이뭉치를 받길래 안내를 하는 분께 외국에서 왔다고 말하면서 색의 차이를 물어보니 모시는 선조의 수에 따라서 받는 종이의 색이 다르다고 알려주셨다. 친절하게 이것저것 설명해주셨는데 시간도 지났고 메모도 해놓지 않아서 어떤 순서였는지는 까맣게 잊어버렸다.; 역시 이런 건 기록이 기억을 지배하는구나.

중심 가람의 하이라이트1 오중탑(五重塔)
햇볕은 쩅쨍 모래알은 반짝하는 날씨였던 덕분에 눈부시게 잘 정돈된 모래 정원 안에 오중탑(五重塔)이 눈을 사로잡았다. 쇼토쿠 태자가 六道利救의 비원을 담아,
부처님의 사리 6줌과 자신의 모발 6발을 탑의 초석 중심에 놓고 지었기 때문에 '
六道利救の塔'이라고 불리기도 한다고. 六道利救를 야후 재팬에서 검색해봤건만 정확한 뜻을 모르겠다. orz
육도에서 빠져나오는 걸 기원하는 건가?; (이 부분쓰다가 인터넷에서 길을 몇시간동안 잃었음)

잘 정돈된 모래

이 등을 메다는 데도 돈이 드는 모양이다.
강당을 천천히 돌며 여러 각도에서 오중탑을 구경하면서
강당(講堂)으로 향했다. 처마 아래에 매달린 금빛 등이 참 예뻤지만, 등에 써있는 이름과 주소를 보며 '일본은 절에다 거는 것마저도 종류가 다양하구나'라고 생각했다. 이런 부분에까지 상품이 다양하다는 게 일본답달까.. 한국은 부처님 오신 날의 연꽃과 평소의 기와 정도인 것 같은데. 여하튼 나란히 늘어서서 메달려 있는 건 예뻤다.
강당은 경전을 강의하거나 설법을 하는 7대가람 중 하나이며, 중앙을 경계로 동쪽은 겨울당(冬堂), 서쪽은 여름당(夏堂)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겨울당에는 현세의 사람들의 고민, 괴로움으로부터 구해주는 십일면관세음보살(十一面観世音菩薩), 여름당에는 내세극락에 사람들을 이끌어줄 장륙 아미타여래가 모셔서 있어, 현세와 내세, 두 세계에 걸쳐, 사람들을 안락함으로 이끌어주었으면 하는 소망이 강당에 담겨있다고 한다. (오=ㅅ= 여행갔다와서 홈페이지보며 공부하는 센스...;) 관세음보살상의 뒤쪽도 그렇지만 아미타여래상 뒤쪽이 정말 세심하게 조각되어 있어서 한참 감탄하며 구경했다.

전법륜
네 군데에나 달려 있어서 그다지 기다릴 필요가 없길래, 마음이 깨끗해지길 바라며 오른쪽으로 돌리라는 전법륜을 돌려보았다. 사진엔 찍혀있지 않지만 아래쪽의 전법륜이 같이 반대쪽으로 돌아간다. 전법륜을 돌리고 왔으니 내 마음도 좀 깨끗해졌으려나. :)
쇼토쿠태자에게 기원할 수 있는 종을 지나쳐 원래 입구이며, 일본의 삼대 토리이 중 하나라는
이시노토리이(石の鳥居)를 지나쳐 텐노잔으로 가기 위해 지하철역으로 걷기 시작했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