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처럼 인터넷을 돌아다니다가 발견한 히사이시 조 씨의 내한공연. 고마운 누군가
성남에 문화 공간이 생겼다기에 처음부터 눈여겨봤었는데 공연 내용이 많이 변했다.
Water Traveller
For You
Spirited Away
Symphonic Suite <하울의 움직이는 성>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중에서 - NAUSICAA
처음에는 5곡뿐이어서 MSN으로 얘기하면서 orz를 계속 치면서 좌절했다.
교향시곡 "나우시카" Symphonic Poem "NAUSICAA"
어느 여름으로 あの夏へ
원령공주 もののけ姫
하나비 HANA-BI
키즈 리턴 Kids Return
Asian Dream Song
- Intermission -
미스테리어스 월드 Magical Change the World Tour
교향모음곡 「하울의 움직이는 성」 交響組曲 「ハウルの動く城」
소피의 내일 Sophie
새벽의 유혹 Sky Fight
Cave of Mind
인생의 메리고라운드 人生のメリーゴーランド
「웰컴 투 동막골」
"5곡으론 너무 부족해!"라고 징징대고 있었는데 어느새 공연하는 곡이 13곡으로 늘어나 있었다.;
Water Traveller
For you
DEAD Suite 1
DEAD Suite 2
DEAD Suite 3
DEAD Suite 4
- Intermission -
<하울의 움직이는 성>
Magical Change the World Tour
Moving Castle
Sophie
The Boy ~ Castle
Sky Fight
Cave of Mind
Merry-go-round'05
< 웰컴투 동막골 >
M-1 & 20, M-34
그런데 당일 나눠주는 전단지(...)를 보니 낯익은 음악들이 많이 빠지고〈하울의 움직이는 성〉과 〈웰컴투 동막골〉 중심으로 공연 내용이 바뀌어 있었다.
표를 보여주고 들어가니 개관한지 얼마 안된 곳 답게 새 가구 냄새가 났다. 예매를 빨리한 동행인덕분에 제일
첫 줄 중앙에 앉아서 무대를 바라보며 두근대는 마음을 꾸욱 누르고 있으려니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입장했다. 콘서트 마스터인 Michael Salm 씨
(엄청나게 내 취향으로 생긴 분이어서 공연 내내 뚫어져라 쳐다봤다...;)가 피아노를 살짝 두드렸고 그 음에 맞춰서 마지막 조율을 했다.
그리고
1M 앞에 히사이시 조씨가 등장했다! 가까운 곳에서 보이는 히사이시 조 씨와 그랜드 피아노와 바이올린 연주자 분들. 좋아서 정말 쓰러질 것 같은 기분이었다.
1부는 전부 처음듣는 음악이어서 제대로 집중을 못했는데 마지막의 음악들이어서 "DEAD Suite 4"는 너무너무(!!!) 좋았다.
휴식 시간에 잠시 밖에 나가서 바람을 쐬고 달아오른 볼을 식혔다. 몸에서 열이 날 정도로 들떠버려서 바람이 차다는 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다.
2부에서는 히사이시 조씨가 흰색 양복으로 옷을 갈아입고 통역과 함께 무대에 나타났다. "안녕하세요."라고 말하는 발음이 아주 또렷해서 '너무 유창하잖아요! 귀엽지 않아요!;'라고 속으로 외쳐버렸다. 첫 인사외에는 일본어로 말을 했는데 통역하시는 분이 창작과 오역을 하시는 바람에 동행인과 함께 '일본어 공부하길 잘했어-_-;'라며 투덜투덜댔다.
2부에서 기대하던 곡은 "Sophie"였는데 실제로 들었을 때 마음을 흔들었던 곡은 "The Boy ~ Castle"과 "Sky Fight"였다.
그리고 숨막힐 정도로 날 감격시켰 건 "Merry-go-round'05"였다. 1부 처음에 그랜드 피아노를 두드리다가 그 뒤론 지휘대 위로 올라가 거의 대부분은 귀여운 느낌으로 몸을 흔들며 지휘를 하던 히사이시 조씨가 피아노 앞에 앉아 건반을 두드리던 순간, 나도 다른 사람처럼 탄성을 질렀다.
내 몸을 두드리며 감싸안는 음률에 '아! 나 지금 살아있구나. 살아있어서 정말 다행이다.'라고, 울어버리고 싶어졌다.
이어지는〈웰컴투 동막골〉은 익숙한 음악이기에 더더욱 눈물났다. 시킨 것도 아닌데 사람들은 하나 둘씩 일어나 기립박수를 쳤다. 환호와 박수 소리.
히사이시 조 씨는 오케스트라에게 신호도 하지 않은 채 앉아서 피아노를 두드렸다. 수많은 사람들이 숨죽인 공기를 울렸던 건〈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あの夏へ" 앵콜로 피아노 독주를 들을 수 있을 거라곤 …….
마지막 곡은 〈이웃집 토토로〉의 "となりのトトロ" 엉덩이를 씰룩씰룩 흔들며 지휘하는 히사이시 조씨의 모습에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귀여운 음악엔 조금씩 웃음 소리가 섞여 들어갔다.
정말 가슴가득 행복을 가져다주는 공연이었다.
데려가 줘서 정말 고마워.
@2005. 11. 03 20:00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 R석 1층 1열 31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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