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티켓을 돌려줘!


나만 이런 생각을 하는 줄 알았는데 이글루스에 동지가 많아서 오랫만에 트랙백.

작년에 인터넷 뉴스에서 영화티켓을 영수증으로 대체하는 건 자원 절약이 된다며 호의적으로 다룬 기사를 여러 건 봤었다. 영화 티켓 양극화, 초라하거나 화려하거나 (via.세계일보) 이 기사에서는 어느 쪽의 손도 들어주고 있지 않지만 요즘 영화관이 불황이라 어쩔 수 없다는 기사가 꽤 많이 났었다. 그런 기사들을 읽고 한동안 주로 가는 메가박스 코엑스점에서 영수증 쪼가리(!)를 주는 게 아닌가 긴장하면서 표를 뽑았고, 다행히 연말까지 무사히 티켓을 모을 수 있었다. 그리고 작년 12월 24일에 집에서 멀지 않은 CGV야탑에서 파르나서스 박사의 상상극장티켓을 발권했을 때 무사히 티켓이 나오는 걸 보고 가슴을 쓸어내리고 1월 1일 새벽 1시 50분-_-;에 하는 IMAX DMR 3D 〈아바타〉를 보러 CGV왕십리에서 티켓을 발권했는데 나를 반겨주는 건…

내가_정말_어처구니가_없어서.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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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중학교 3학년 때부터(!!) 꾸준히 영화티켓을 모아왔는데!  이 영수증 쪼가리(...)는 대체 뭐냐, CGV! (/-_-) / ㅛ 사실 파르나서스 박사의 상상극장〉를 보러 갔을 때 실수로 아바타를 선택해서 다른 점포건인데 발권하겠냐고 물어봤었는데 그냥 취소를 누르고 나왔었다. 그 때 운명을 느끼고(...) 발권을 같이 해뒀어야 했는데!! ㅠㅠㅠ 32,000원짜리 종이 쪼가리라니!!! ㅠ.ㅠ 영화는 좋았는데 영화 시작하기 전까지 계속 기분이 안좋았다.

그리고  지난 3일, CGV강변에 〈판타스틱 Mr.폭스〉를 보러 갔을 때 또 나를 반긴 건 종이 쪼가리!!!였다. OTL

메가박스에_걸려있을_때_볼걸_.T_T

메가박스에_걸려있을_때_볼걸_.T_T

같이 영화를 보러 간 친구는 영화표를 모으는 타입이었는데…. 대체 어쩌라고!; 왜 사람이 두 명인데 표가 한 장이야!;

결론은 영수증 티켓 싫어! 예전 영화 티켓을 돌려달라!

p.s. 같이 간 친구와도 얘기했던 건데 CGV는 다른 영화관 티켓보다 큰 크기의 영화 티켓을 내놔서 티켓북에 꽂기 힘들게 해서 티켓북의 포맷을 바꿔놓더니, 이제는 메이저 3개 극장 체인 중에 제일 먼저 영수증티켓을 내놓는 걸 보면 고객들을 불편하게 하고 싶은 건가라는 생각이 든다. =_=
2010/01/05 01:45 2010/01/05 01:45
프리니

성석제『성석제의 농담하는 카메라』

성석제의 농담하는 카메라 - 8점
성석제 지음/문학동네

성석제라는 작가의 이름은 예전부터 들어왔지만 제대로 책을 읽어본 적은 없었는데 '작가란 흔한 상황을 이렇게나 맛깔나게 풀어나가는구나'라는 생각이 드는 책이었다. 이건 짧은 에세이를 모아둔 책이라 소설은 어떤지 궁금해졌다.

맥주나 비빔밥같은 맛있는 음식 찾아 다니면서 겪었던 소소한 이야기에서부터 내가 싫어하는 길거리에서 울리는 경적소리나 식당을 전세낸 듯 크게 떠드는 사람들 같은 것도 나같이 "꼴보기 싫어!!"라고 버럭버럭하는게 아니라 느긋하고 어른스럽게 풀어내는 게 좋았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성석제님이 발견핸 이상의 멜로디인 클라라 하스킬의 연주로 특히 유명한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20번 Piano Concerto No.20 in D Minor, K.466)의 2악장을 들어보고 싶다.

책 중에서 제일 좋았던 글 하나 발췌.

그날 나는 내 근육과 뇌에 새겨진 평범한, 그러면서도 세상을 움직여온 비밀을 하나 얻게 되었다. 일단 안장 위에 올라선 이상 계속 가지 않으면 쓰러진다. 노력하고 경험을 쌓고도 잘 모르겠으면 자연의 판단 ̄본능에 맞겨라.
그 뒤에 시와 춤, 노래와 암벽 타기, 그리고 사랑이 모두 같은 원리에 따라 움직인다는 것을 나는 깨달았다. 비록 다 배웠다, 안다고 할 수 있는 건 없지만.
p.65 「어느 날 자전거가 내 삶 속으로 들어왔다」


『성석제의 농담하는 카메라(2008)』
지은이 성석제
제작 (주)문학동네
ISBN 978-89-546-0584-7 03810
2009/11/09 19:00 2009/11/09 19:00
프리니

제임스 P.호건 『별의 계승자』

별의 계승자 - 10점
제임스 P. 호건 지음, 이동진 옮김/오멜라스(웅진)
SF는 별로 읽어보지 않았지만 이렇게 책장을 넘기는 게 두근두근 거리는 장르가 SF라면 잔뜩 찾아서 읽고 싶어졌다. 달에서 5만 년 전 우주비행사의 시체―찰리―를 발견하면서 그가 누구인지, 어디서 온 지를 찾기 시작하며 하나씩 드러나는 사실들이 책에서 손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처음에는 빅터 헌트 박사와 계속 반발하며 꽉 막혀 보이던 크리스천 단체커 교수가 뜨거운 연설을 하는 부분은 너무 두근대서 에필로그를 읽기 전에 한 번 책을 덮고 한숨 돌렸을 정도다. 이게 1977년에 나온 소설이라니! 고전은 정말 대단해! 번역 후기에는 학회SF라는 장르를 개척했다며 추천했다는데 정말 딱 어울리는 소개인 것같다. 똑똑한 남자들이 잔뜩 나와서 이론과 실험으로 다른 방향으로 진실에 다가서는 소설이라니 나같이 똑똑한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에겐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는 소설이었다! 대추천♥♥


『별의 계승자(INHERIT THE STARS,1977)』
지은이 제임스 P.호건(James Patrick Hogan)
옮긴이 이동진
펴낸곳 오멜라스 (주)웅진싱크빅
ISBN 978-89-01-09642-1 03840
2009/11/09 00:02 2009/11/09 00:02
프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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