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칼 키냐르『 혀끝에서 맴도는 이름』

혀끝에서 맴도는 이름 - 6점
파스칼 키냐르 지음, 송의경 옮김/문학과지성사
 미로의 블로그에서 책 제목을 보고 제목에 끌려서 집어들게 된 책. 이 책은 「아이슬란드의 혹한」, 「혀끝에서 맴도는 이름」그리고 「메두사에 관한 소론」, 총 3가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아이슬란드의 혹한」은 무슨 말을 하고 싶어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orz

하지만 「혀끝에서 맴도는 이름」과 「메두사에 관한 소론」은 통하는 얘기로 누구나 자주 느꼈을 그런 일을 풀어내는 것이 마음에 와닿았다. 잘하지는 못하지만 좋아하는 외국어를 배울 때 외국어를 우리 말로, 우리 말을 외국어로 바꿀 때 딱 들어맞는 단어가 혀끝에서 맴도는 그 기분. 그 때 이 세계가 아니라 단어를 찾아 어딘가로 떠나있는 내 시선. 그리고 그것을 찾아냈을 때의 후련함과 약간의 허탈감.

글을 쓰는 사람과 말을 배우는 사람이라면 더욱 더 공감할 수 있는 책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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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혀끝에서 맴도는 이름(LE NOM SUR LE BOUT DE LA LANGUE)』
지은이 파스칼 키냐르(Pascal Quignard)
옮긴이 송의정
펴낸곳 (주)문학과지성사

펴낸날 2005년 5월 31일
ISBN 89-320-1604-6
2005/10/11 23:00 2005/10/11 23:00
프리니

다자이 오사무 『인간 실격』

「인간 실격」에서 신뢰라는 것은 무참히 짓밟히고 만다. 예전에 MSN 대화명으로 "속는 사람이 바보인 것이 아니라 속이는 세상이 나쁜 거다."라고 적었다가 '아직 어리다'는 이야기를 들었었다. 내가 믿었던 사람이 내 마음을 짓밟는 일이 또 생기더라도 계속 사람을 믿는 쪽이 강한 거라고, 지금도 그렇게 믿는다. 내가 상처받아도 다시 믿는 것이 누구도 믿지 않는 것보다 나를 밝은 길로 걷게 해 줄 것이라고 믿는다.

「직소」를 읽으면서 느낀 것은 유다에 대한 깊은 동질감이었다. 나는 사랑받았던 제자 요한처럼 행동할 수 없을 테니까. 유다도 하나님께서 필요로해서 준비되었던 사람이다. 하지만 부디, 하나님께서 저를 유다의 역할로 준비하지 말아주시기를. 욥처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시기를. 손모아 기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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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실격(人間失格,1948)』
지은이 다자이 오사무(太宰治)
옮긴이 김춘미
펴낸곳 (주)민음사

1판 1쇄 찍음 2004년 5월 10일
1판 1쇄 펴냄 2004년 5월 15일

ISBN 89-374-6103-x 04830
2005/10/06 01:03 2005/10/06 01:03
프리니

학교 컴퓨터의 추억.

 학교를 다니면서 가장 많이 썼던 학교 기자재는 컴퓨터였다. 이제 졸업을 앞두고 있다보니 여러 가지 일이 생겼었는데 몇 개만 적어보려고 한다. 재미..없으려나?;

 첫번째 사건은 도서관에서 일어났다. 빌렸던 책을 반납하고 제목을 기억해뒀던 책을 찾으려고 컴퓨터 앞에 앉았다. 도서관 입구에는 컴퓨터가 유동 인구에 비해 적기 때문에 자리가 잘 나질 않는데 웬일인지 자리가 비어있어서 "럭키~♪"를 외치고 앉았다. 도서관 컴퓨터에 익스플로러를 띄우는 것과 동시에 여자가 다리벌리고 있는 배너가 떴다. 공공 장소에서 대체 어떤 사이트를 돌아다니면 이런 배너가 뜰 수 있는지 짜증이 치밀었지만 그건 뒤의 당혹감보단 충격이 덜했다. 내 뒤로 다정한 남녀 커플이 지나가며 봐 버렸던 것이다. 느려서 닫히지 않았던 팝업 배너를... orz
 저 커플이 나중에 '어머나! 욕구 불만 여잔가봐. 호호호'라고 얘기하는 모습을 상상하며 "아냐, 난 여자의 벗은 몸따윈 관심없다고!!!"라고 속으로 절규했다. T-T orz orz 이 배너 뜨게 한 사람,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도서관 계단에서 굴러라..=_=;; (도서관 계단은 높고 길다;)


 두번째 사건도 도서관에서 일어났다. 어문계열이 주로 쓰는 어문관에는 프린터가 단 2대뿐이다. 도서관 3층에는 LCD 모니터(!)에 내 컴퓨터보다 몇 배나 사양이 좋은 컴퓨터가 있어서 프린터도 좋지 않을까라고 생각해서 프린트를 하러 도서관에 갔다. 착각이었다. orz
 일본어 레포트였는데 도서관 컴퓨터는 사양은 좋지만 한글도, MS-WORD도 깔려있지 않았다. 뷰어로 읽어들여서 프린트해서인지, 프린터와 연결되어 있는 컴퓨터의 OS가 98이어서인지 모르겠지만, 일본어 한자는 한국어 한자로 맘대로 바뀌고 장음은 네모로 깨져서 출력됐다.
 시간이 없어서 그대로 제출해서 냈다. 분명히 그 수업 학점이 만족스럽지 못했던 건 그 레포트의 영향이 컸을 거야. orz


 가장 최근의 사건은 어문관 PC실에서 일어났다. 언제나 처럼 줄을 서서 기다리는데 앞에서 출력하는 사람이 만화에서나 봤었던 빠르게 짜증내며 머리 흔들면서 발구르기를 하는 것이 아닌가.; 순간, 만화같이 행동한다는 내 자신의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얼마나 추하게 보일지를 생각하며 자제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몇명이 짜증내며 나가서 레포트를 출력해보니 4장이 1/4크기로 A4용지 한 장에 출력되었다. '기본 설정이 다단인가?!'라고 생각했지만 그건 아니었다. '어짜피 내가 제대로 출력 못하면 뒤에 있는 사람도 출력 못하겠지.'라는 뻔뻔한 마음가짐으로 천천히 도움말을 뒤져서 프린터설정에서 1페이지에 4장을 프린트하도록 설정한 부분을 찾아서 고쳐서 출력을 했다.
 나는 공강이어서 여유가 있었고, 컴퓨터를 어렸을 때부터 써서 이런 상황에 대처할 수 있었지만 내 앞의 여러 사람들은 다들 짜증내며 그냥 나가버렸다. 다들 급했을텐데 어떻게 했을까.
 자기 편한대로 설정 바꿔놓고 그냥 가는 녀석따위 어문관 계단에서 굴러라. 어문관은 5층짜리 건물;


 졸업해서 회사에서 나만의 컴퓨터를 쓴다면 이런 일은 없겠지. 이 모든 사건의 주인공들아, 계단에서 미끄러져버려!!! ;ㅁ;
2005/10/02 21:00 2005/10/02 21:00
프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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